자본주의는 시장경제 엔진을 단 자동차다.
자본주의는 거대한 자동차다. 자본주라는 자동차의 엔진은 시장경제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라는 엔진의 힘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된다. 시장경제라는 엔진이 동력을 만들려면 연료가 있어야 한다. 돈이라는 연료와 욕망이라는 윤활유가 시장경제라는 내연기관을 폭발시키는 힘의 근원이다. 이 폭발력에서 발생하는 동력이 자본주의를 움직인다.
세상에는 참 많은 자동차가 있다. 모양도 성능도 기능도 제각각이다. 서로 출력이 다른 엔진을 장착한다. 그렇지만 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윤활유와 연료다. 최근 빠르게 보급되는 전기차는 전기를 연료로 사용한다. 모양이야 어쨌든 자동차는 윤활유와 연료가 잘 공급되어야 엔진 내부의 폭발을 원활하게 유도한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자동차의 성능을 좋게 만든다.
자본주의라는 자동차에도 각기 다른 시장경제라는 엔진이 있다. 시장경제의 형태에 따라 경쟁시장, 독점적 경쟁시장, 공급독점 시장 등의 이름을 붙인다. 우리가 거래하는 모든 상품은 이들 시장 가운데 어느 하나를 이용한다. 그렇다면 미술품이 거래되는 시장도 이 중 어느 하나가 될 것이다.
크리스티(Christie's)와 소더비(Sotheby's)
미술품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려면 미술품 시장의 형태와 작동 메커니즘, 미술품의 재화 성격, 그곳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역할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 중에서 제일 먼저 미술품 시장의 특성을 공부하자.
시장이란 무엇인가? 시장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나 자유롭게 상품을 사고파는 형태 혹은 장소를 말한다. 우리 동네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은 가장 분명한 시장의 모습이다. 그렇다고 시장이 꼭 물리적 장소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상품을 교환하는 대가로 돈이 오가는 곳이면 어디든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동네의 중고 물건이 거래되는 곳도 모두 시장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미술품이 매매되는 경매회사도 경매시장이라 이름한다.
현실에서 미술품 경매시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경매시장으로 크리스티(Christie's)와 소더비(Sotheby's)가 있다. 둘 다 천문학적인 미술품이 거래되는 경매회사다. 경매회사는 합법적으로 수요자와 공급자에게 미술품을 판매한다. 그곳에서 인간의 욕망과 돈을 원천으로 한 경매시장이라는 엔진이 강력한 폭발력을 자랑한다.
미술품 경매시장의 욕망이 미술품을 향한 고급스런 취향일 수도 있고, 아니면 오직 돈을 향한 물질적 욕망일 수도 있다. 그곳에서는 그러한 욕망을 매개로 한 천문학적 돈이 돌고 돈다. 말하자면, 미술품 경매시장은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어떤 것보다 가장 비싸고 가장 럭셔리한 상품이 거래되는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