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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이야기 4(1년 새 20배 올랐다고? 나도 그림 하나 사볼까)

by 전갈 2022. 4. 21.

2022년 4월 22일(금)

 

미술 시장에 무슨 일이?

도대체무슨 일이 일었났을까? 그림값이 갑자기 왜 그리 많이 올랐을까? 돈 이야기라 눈길을 끈다. 2022년 4월 20일 자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유망 신진작가 메니저먼트 사업을 시작한 회사의 대표가 실제 투자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는 지난해 초 나름 인지도 있는 작가 작품을 250만 원 정도에 구매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작품이 지금은 4000~5000만원이라고 한다. 이것을 기준으로 가격 상승 폭을 계산하면 최대 20배가 된다. 투자로 치면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사람들의 눈길을 미술품 시장으로 확 잡아당길만 하다.

 

이 기사를 통해 보면, 미술품 시장이 급성장했다. 2020년 국내 미술 시장이 3,000억원 규모였는데 지난해 9,000억 원 규모가 됐다. 또 기존 미술 컬렉터는 50, 60대가 다수였는데, 이제 아트페어나 갤러리 관객이 매우 젊어졌다. 30, 40대가 주요 미술품 구매층으도 등장했다.

 

젊은 층이 왜 미술품에 관심이 많을까?

미술품이 주는 심미적 만족감이 SNS세대인 MZ 성향과 잘 맞기도 하고, 월급 모아 명품 사는 소비 패턴과도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매너먼트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대표의 이야기를 계속 정리하자. 사람들이 미술품에 투자하는 목적은 세 가지다. 예쁘니까 좋은 심미적 만족감, 작가를 후원한다는 의미의 심리적 만족감, 나중에 작품가격이 오를 거란 경제적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그것이다. 과거에는 심미적 만족감과 심리적 만족감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경제적 수익이 더 앞선다.

 

경제적 수익이란 항상 돌발적인 변수를 안고 있다. 자본주의는 타인으로부터 돈을 잘 받아내야 돈을 잘 버는 체제다. 하지만 타인의 지갑을 여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갑자기 지갑을 닫기도 하고 한순간 내 물건을 외면하기도 한다. 지금 인기가 높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하다는 보장이 없다. 작품 가격이 늘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희망에 불과하다. 그림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다가 갑자기 자유낙하할 수도 있다. 특히 작가가 사회적 물의를 일이켜 인기가 폭락하면 사둔 그의 작품 가격도 하루아침에 땅으로 곤두박질친다.

 

최근 미술 시장의 붐은 2021년부터 생긴 특이한 현상이라 지적한다. 사람들이 거품이 아닌가 염려할 만하다. 그림을 순수하게 감상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게다가 작가를 후원한다는 마음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오직 투자 목적으로 그림을 산다면 시장과 작품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투자와 투기의 아슬아슬한 경계

투자와 투기는 글자 한 자 차이가 나긴 하나 경계가 모호하다. 투자라는 우아한 의도가 자칫하면 투기로 변하기 쉽다. 기사에서도 지적하듯이 제대로 된 투자를 하려면 작품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공부는 책만 가지고 한계가 있으니 갤러리나 미술관을 다니면서 실전 경험을 쌓을 것을 권유한다.

 

다 맞는 말이다. 공부는 책으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미술은 더 그렇다. 그림의 질감과 붓질의 두께를 제대로 알려면 실물 그림을 많이 봐야 한다.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면 그림 보는 눈은 높아지게 마련이다옛 선비들이 말한 많이 읽고(多讀), 많이 쓰고(多作), 많이 생각(多商量)하는 삼다(三多)에다 많이 보기(多見)를 더하면 된다.

 

세상 모든 일이 공부하지 않고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몇이나 될까? 미술을 제대로 알려면 더 그렇다. 취미로 하든, 신진작가를 후원하든, 투자가 목적이든 제대로 알고 하면 더 좋을 것이다. '남의 돈 먹기가 그리 쉽나?'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