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사랑하는 blue
에바 헬러는 자신의 저서 『색의 유혹』 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파랑이라고 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의 46%가 파란색을 좋아하고 15%가 녹색을, 12%가 녹색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색깔로는 20%의 사람들이 갈색을 꼽았고. 17%의 사람들이 분홍을 꼽았다. 파랑을 싫어한다는 사람은 겨우 1%에 그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은 파란색을 좋아한다.
파랑은 빨강, 녹색과 함께 빛의 삼원색 중 하나다. 빨강과 흰색 다음으로 국기에 많이 쓰이는 색깔이다. 파란색은 희망과 고요를 나태내고, 긍정의 의미를 지닌다. 파란색하면 사람들은 바다와 하늘을 떠올리고 시원함, 상쾌함, 그리고 맑음을 느낀다. 이처럼 하늘의 맑음과 물의 깨끗함을 지니는 파란색은 특유의 시원한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청량함을 준다. 파란색은 어떤 색보다 다양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때론 차갑지만 안정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진취적이고, 귀족적이면서도 여리고, 여성적이면서 도도한 이미지의 색이 파란색이다.
파란색은 강렬한 생명력을 느끼게 해주는 빨간색과는 대조를 이루는 차가운 색이다. 빨간색이 열정적이고 감정적이라면 파란색을 차갑고 이성적이다. 빨간색은 맥박을 뛰게 하고 피를 뜨겁게 만든다. 반면에, 파란색은 맥박을 느리게 하고 더운 피를 식힌다. 파란색이 가진 이성적이고 냉철한 이미지는 파란색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게 한다. 빨간색이나 주황색같이 너무 튀지 않으면서 세련된 품격으로 은근하게 사람의 시선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런 고급스러운 이미지 로 인해 파란색은 첨단 IT 기업의 로고 색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고대에는 풀의 일종인 인디고(Indigo)에서 파란색 염료를 추출했다. 그 가운데서 특히 인도산 인디고 염료의 인기가 높았다. 반면 유럽에서는 인디고가 자라지 않아 구하기 힘든 염료였다. 그래서 값비싼 청금석 같은 보석에서 추출하는 파란 염료의 값은 무척 비쌌다. 따라서 화가들은 밝은 파란색 염료를 구하기에 경제적 부담이 컸다.
한때는 기피 대상이었던 blue
사람들은 구하기 힘든 밝은 파란색 대신에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어두운 파랑을 사용했다. 그런데 어두운 파란색은 어둡과 창백한 느낌을 주었다. 한동안 사람들은 어두운 파란색이 죽은 사람의 얼굴 빛을 떠올린다고 싫어했다.
로마인들은 어두운 파란색을 세련되지 못한 색으로 간주하여 기피했다. 로마제국에서는 장례 의복에 파란색을 사용하였다. 이 시기에는 파란색 눈을 가진 사람을 추하다고 가까이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로마 시대를 지나 중세 중기에도 유럽 사람들은 파란색을 싫어했다. 오죽했으면 왕족이나 귀족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색으로 취급하였을 정도다. 이렇듯 중세 시절의 파란색은 궁정이나 귀족이 싫어하는 색으로 멀리 하였다.
그러나 성당 내부를 장식하는 스테인드 글라스(stained glass)의 모자이크에 파란색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파란색의 대우가 달라졌다. 성당의 모자이크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밝은 햇살을 본 사람들은 파란색을 좋게 밝은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차츰 파란색은 모자이크의 바탕색으로 사용되고 동시에 푸른 빛을 표현하는 색으로 사용되었다.
우수(憂愁)의 파란색
역사적으로 파란색은 오랫동안 외면받아 왔다. 그러나 12세기를 지나면서 가톨릭 교회의 유리창에서 파란색 모자이크가 사용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파란색은 교회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크게 유행하였다. 더구나 그림 속의 성모 마리아가 파란색 옷을 입게 되면서부터 파란색은 주류사회의 색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제 귀족의 여인들이 앞다투어 파란색 옷을 찾고 즐겨 입게 되었다.
종교개혁 이후 금욕적 교리를 중시하는 교회는 알록달록한 의상 대신에 파란색 의상을 권유하였다. 이제 파란색은 깨끗함과 검소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러한 긴 질곡의 역사를 거친 파란색은 오늘날 감수성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파란색이 갖는 우수(憂愁), 지성 그리고 고독의 이미지는 낭만성의 상징이 되어 사람의 마음을 매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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