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일기

미술품 이야기1 (그림 한 점이 1조 원이 넘는다고?)

by 전갈 2022. 4. 19.

가장 비싼 그림과 가장 비쌀 그림

제목이 어째 이상하다. 가장 비싼 그림과 가장 비쌀 그림이라? 어법적으로 맞을지 모르겠으나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하나는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만일 판다면 그렇게 될 그림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그림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그림을 말하면 단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꼽는다. 경매시장에 나온 적이 없어 현실적으로 값을 매길 수는 없다. 다만 보험료를 근거로 추정해 본다. 1962년 이 그림은 약 1억 달러로 평가되었다. 미술품 플랫폼인 Art in Context(artincontext.org)에서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2021년 기준으로 약 86천만 달러(16백억 원)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 천문학적 액수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입이 떡 벌어지고 다물어질 줄 모른다.

 

모나리자(1503-1506)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라지는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그림이라 그 정도 가치가 나갈 것으로 생각할 따름이다. 실제 경매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은 구세주란 뜻의 살바도르 문디(Salvator Mundi)라는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1500년에 그렸다. 이 작품은 2016년 뉴욕 크리스티의 경매에서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으로 45천만 달러(5,600억 원)에 팔렸다. 그것도 입찰 19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손에 낙찰되었다.

 

살바도르 문디(1500) 레오나르도 다 빈치
 

살바도르 문디는 유화 그림으로 45x65cm의 작은 크기다. 이 그림은 미술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팔렸다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여전히 이것이 진짜 다 빈치가 그린 그림인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사정이야 어쨋든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그림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비싼 가격을 지불했다. 오죽 철저히 조사했을까? 그렇다면 우리도 레오나르도의 작품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빈치(Vinci) 마을의 사생아 레오나르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미술, 과학, 해부학 등 여러 분야에서 천재성을 발휘했다. 지금도 그의 이름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만든 것들이 많지만, 그중에서 단연 으뜸은 그가 그린 모나리자최후의 만찬이다. 특히 모나리자는 루브르 박물관을 전 세계인의 필수 방문 코스로 만든 그림이라 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1452415일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피렌체 현에 속한 산골 마을인 빈치(Vinci)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에 붙은 빈치는 그가 태어난 고향 마을을 뜻한다. 따라서 그의 이름을 해석하면 빈치 마을 출신의 '레오나르도'라는 사람이 된다.

 

그의 아버지는 공증인이었고 어머니는 가난한 집안의 딸이었다. 두 사람은 미혼이었지만 다 빈치의 어머니가 워낙 가난해서 결혼 지참금을 낼 수 없는 형편이라 정식 결혼을 하지 못했다. 말하자면 레오나르도는 정식 부인의 아들이 아니라 혼인 이전의 자식인 사생아인 셈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8개월 후 결혼한 정식 부인 사이에서 자식이 태어나지 않는 바람에 자연스레 본가에서 자라게 되었다.

 

그 당시는 사생아가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라 레오나르도는 그리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이런 우호적인 환경이었기에 우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불세출의 천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모나리자최후의 만찬살바도르 문디를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당연히 인류는 르네상스 시기에 그 유명한 비트루비우스 인간이라는 정교한 해부학 인체도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내 그림값이 왜 그리 비싼가요? 그것이 알고 싶어요.

 

그런데 레오나르도는 생전에 자신이 인류의 문화에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왕성한 지적 호기심과 천재성은 오늘날 21세기의 융합형 천재의 모델로 내세워도 손색이 없다.

 

레오나르도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렸고, 훨씬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그림도 자신의 작품이라는 걸 알면 어떤 기분일까? 어쩌면 그 자신도 그림값이 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지 궁금해할지도 모르겠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나와 같은 시기에 살던 화가들의 그림도 많을 텐데 왜 내 그림이 이렇게 비싸게 팔릴까? 그것이 알고 싶군요!!”

 

그렇다!! 우리도 그게 궁금하다. 그림값은 누가 정하는가? 물론 사려는 사람이 정하는 건 맞다. 그렇다면 어떤 그림이,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그렇게 비싼 그림이 되는가? 앞으로 우리가 공부해야 할 주제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