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지나는 별빛은 휜다.
이 세계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거시의 세계와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시의 세계로 나눈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우주와 지구에서 관측하는 모든 물질은 거시의 세계에 속한다. 반면에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거시 세계의 물질의 내부를 쪼개고 쪼갠 최소 단위가 미시의 세계가 된다. 현대 물리학이 밝혀낸 바로는, 이 두 개의 세계를 운행하는 법칙은 서로 다르다. 뉴턴과 아인슈타인 덕분에 거시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를 알아냈고, 닐스 보어와 리처드 파이만의 노력으로 미시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를 밝혔다.

거시 세계를 지배하는 근본적 힘은 중력이라는 사실을 아인슈타인이 밝혔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은 시간과 공간의 굴절 현상인 상대성 원리와 블랙홀 같은 광대한 우주 저 너머에 꼭꼭 숨겨진 법칙을 알아낸 것이다. 깜깜한 우주 공간을 직진하는 별빛은 질량이 큰 별 옆을 지날 때는 그 별이 당기는 힘, 즉 중력 때문에 비틀린 공간의 곡면을 따리 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것은 별의 위치가 우리 눈에 보이는 그 자리가 아니라 그 옆 어느 자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아인슈타인이 이것을 알아내지 못했다면, 우주선이 화성이나 금성 같은 별을 찾아가면 화성이나 금성은 정작 그 자리에 없고 아무것도 없는 우주의 어둠을 만났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세계적 천재로 명성을 날릴 때 젊은 물리학자 닐스 보어와 리처드 파이만은 물질을 이루는 최소 단위인 원자의 내부 세계는 불확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인슈타인의 거시 세계의 확정적 물리법칙은 미시세계에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을 잘 설명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의 근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물리학계 최고 거장에게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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