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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부재의 미학

태양을 지나는 별빛은 휜다(세상은 공(空)한가? 색즉시공 色卽是空)

by 전갈 2022. 8. 1.

태양을 지나는 별빛은 휜다. 

이 세계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거시의 세계와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시의 세계로 나눈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우주와 지구에서 관측하는 모든 물질은 거시의 세계에 속한다. 반면에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거시 세계의 물질의 내부를 쪼개고 쪼갠 최소 단위가 미시의 세계가 된다. 현대 물리학이 밝혀낸 바로는, 이 두 개의 세계를 운행하는 법칙은 서로 다르다. 뉴턴과 아인슈타인 덕분에 거시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를 알아냈고, 닐스 보어와 리처드 파이만의 노력으로 미시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를 밝혔다. 

 

질량이 큰 물체의 주위에서는 빛이 휜다.

 

거시 세계를 지배하는 근본적 힘은 중력이라는 사실을 아인슈타인이 밝혔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은 시간과 공간의 굴절 현상인 상대성 원리와 블랙홀 같은 광대한 우주 저 너머에 꼭꼭 숨겨진 법칙을 알아낸 것이다. 깜깜한 우주 공간을 직진하는 별빛은 질량이 큰 별 옆을 지날 때는 그 별이 당기는 힘, 즉 중력 때문에 비틀린 공간의 곡면을 따리 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것은 별의 위치가 우리 눈에 보이는 그 자리가 아니라 그 옆 어느 자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아인슈타인이 이것을 알아내지 못했다면, 우주선이 화성이나 금성 같은 별을 찾아가면 화성이나 금성은 정작 그 자리에 없고 아무것도 없는 우주의 어둠을 만났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세계적 천재로 명성을 날릴 때 젊은 물리학자 닐스 보어와 리처드 파이만은 물질을 이루는 최소 단위인 원자의 내부 세계는 불확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인슈타인의 거시 세계의 확정적 물리법칙은 미시세계에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을 잘 설명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의 근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물리학계 최고 거장에게 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