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는 맑음이 생명이다. 맑고 투명한 물감들로 그려야 깨끗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물감을 자주 덧칠하면 그림이 탁해진다. 빛은 혼합할수록 흰색에 다가가지만, 물감은 덧칠할수록 검은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맑은 수채화를 그리려면 덧칠을 적게 하고 물을 많이 써야 한다. 밑그림에다 한두 번의 색칠만으로 깨끗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다.
반복되는 물감 덧칠이 하얀 도화지를 탁하게 만든다. 말도 많이 하면 듣는 사람의 정신을 탁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듯이 지시와 훈계도 반복하면 사람의 정신을 어둡게 만든다. 지시와 훈계는 줄일수록 마음을 맑게 유지할 수 있다. 어떤 좋은 이야기도 반복되면 말은 탁해지기 마련이다.
밑그림을 훌륭하게 잘 그려 놓고도 물감으로 덧칠하다 보면 그림은 탁해진다. 말도 자주흐면 뜻이 흐려지고 탁해진다. 말수를 줄이고 훈계를 줄이는 것은 영혼의 수채화를 맑게 만드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