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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만추' 그리기

by 전갈 2022. 3. 29.

2021년 7월 28일(수)

 

만추(53.0X43.5cm, Acrylic on canvas, 2021. 6)

 

2021년 6월 초에 그리기 시작해서 인천문화예술회관 전시회(6.18~24)일 직전에 완성한 두 번째 아크릴화다. 크기는 53.0X43.5cm의 사진을 보고 재해석한 그림이다. 지금까지 그림은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을 copy한 것이지만, 이 작품부터 비로소 사진을 보고 내가 물감을 선택하고 구도를 잡기 시작했다.

 

그림은 느낌과 이미지가 중요하다. 세세한 묘사보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잡아가느냐를 더 중요시한다. 대상과 똑같이 그리는 것은 사진을 찍는 것보다 못하다. 또 사진처럼 정교하게 그린다고 해서 그림의 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려 놓는 것은 실제 사물을 보는 것과 별반 다른 느낌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뭇가지 하나하나, 나뭇잎의 미세한 쪼개짐을 굳이 그려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색감과 느낌을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물감의 질감을 통해 만추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이 그림이 추구하는 목표다.

 

이 그림을 통해 숲속의 나무와 단풍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두꺼운 밑그림 위에 해당하는 색을 입히는 작업을 거쳤다. 최종적으로 나뭇잎과 나무, 낙엽 더미를 묘사할 수 있었다. 그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나무와 나무, 숲속의 오두막집 등 대상들의 경계를 뚜렷하게 하는 것이다. 대상과 대상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뒷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면 그림이 지저분해지고 완성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사물의 세세한 묘사보다 사물의 끝점을 매끈하게 하는 일에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