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의 미학

불의 요리와 몸매 혁명

by 전갈 2022. 4. 22.

2022년 4월 22일(금)

 

불의 요리는 날렵한 몸매를 만들었다.

날씬한 허리, 날렵한 몸매, 부드러운 얼굴선, 이 모든 것은 우리 몸과 얼굴의 모습이다. 다소 차이는 있어도 모든 사람은 거의 이런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오늘날 인류는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면 훨씬 날렵한 몸매와 매끄러운 피부를 지녔다. 침팬지는 각진 턱과 불룩한 배 그리고 펑퍼짐한 엉덩이를 갖고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전적으로 요리법의 차이 때문에 발생했다. 요리할 줄 아느냐 모르냐가 얼굴, , 허리 등 몸 전반의 외형을 다르게 만들었다. 그만큼 요리는 여러 면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과일과 열매는 고기와 같은 동물성 음식 재료와 비교할 때, 섭취할 수 있는 열량이 훨씬 떨어진다. 식물성 음식을 통해 인간에게 필요한 하루 열량을 얻으려면 그 양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것은 과일이나 열매를 많이 먹어야 인간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입에 넣고 씹기 때문에 입이 커야 하고, 턱의 관절도 튼튼해야 한다. 침팬지나 오랑우탄의 입이 크고 턱이 발달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많은 양의 음식을 씹어서 삼키다 보면 위의 크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대장이나 소장을 통과하는 시간도 길다. 대장과 소장의 길이가 그만큼 길어지고 소화와 관련된 장기가 발달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큰 장기를 담아야 하니 침팬지나 오랑우탄의 몸매가 허리를 중심으로 펑퍼짐하게 되었다.

 

V라인 얼굴을 만든 요리 혁명

날것 상태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신체의 모습에 끼친 영향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인간은 불로 삶거나 익힌 요리를 먹었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삼킬 필요가 없다.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떼어서 맛을 음미하며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삼켜야 하는 음식의 양이 적어지면 자연히 입이 작아져 영장류에서 가장 아담한 입을 가지게 되었다. 음식이 한결 부드러워졌기 때문에 씹는 데 필요한 치아의 크기도 작아지고, 힘도 그만큼 덜 덜기 때문에 턱관절도 부드러워졌다.

 

불을 사용한 조리법은 음식의 소화력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인체 내 소화기관의 크기도 작게 만들었다. 위나 간, 소장이나 대장 등의 크기와 길이가 짧아지고, 그 결과 이것을 담는 복부의 크기도 작아진다. 익히거나 삶은 요리는 인간의 몸매를 허리를 중심으로 잘록하게 만들었다. 화식(火食)이 현대 미인의 기준인 잘록한 허리와 부드러운 얼굴 곡선인 V-라인을 만들었다.

 

불을 이용한 요리법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재료의 범위를 넓히는 데도 크게 도움을 주었다. 날고기를 먹거나 채소를 데치지 않고 먹을 때는 소화하기도 힘들고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때문에 자연 상태로 먹을 수 있는 음식 재료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나 불로 익혀 요리하면 음식 재료의 질감이 부드러워지고 독성이 사라지는 등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많아진다. 또 양념을 가미한 다양한 요리법이 발달하면서 화식은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웬만한 음식 재료를 다 먹을 수 있게 된다. 음식의 맛을 더하고 소화력을 개선함으로써 화식(火食)은 인간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만하면 우리는 요리할 줄 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호모쿡피엔스가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다. 아울러 맛있고 건강에 좋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는 사람들과 조리사에게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