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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색채의 달콤씁쓸한 대화

빛의 소나타 6, 별 헤는 밤과 태양의 후예

by 전갈 2022. 12. 25.

 빛은 태양의 후예다.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에 나오는 이야기다. 별 헤는 밤은 애절하면서도 이국적이다. 시에는 많은 별이 등장한다. 시인은 계절이 지나는 가을 하늘에 가득한 별을 센다. 그러다 쉬이 오는 아침 때문에 가슴속에 하나둘 새는 별을 이제 다 못 새는 걸 안타까워한다. 시인은 아스라이 먼 북간도에 계신 어머님을 불러본다. 

 

오늘 밤하늘에도 많은 별이 빛난다. 그 별 가운데는 윤동주 시인의 별도 있을 것이다. 별 가운데는 위치를 바꾸지 않고,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을 항성(붙박이별)이라 부른다. 태양계에서 스스로 빛나는 붙박이별은 태양 하나밖에 없다. 태양을 중심으로 돌며 빛을 내는 지구나 수성 같은 별들을 떠돌이별(행성)도 있다. 저 넓은 우주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붙박이별도 많다. 그보다 더 많은 떠돌이별이 오늘 밤하늘을 수놓을 것이다.      

 

붙박이별인 태양의 빛에서 색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빛은 전자기파로서 다양한 종류의 파장을 띤 빛의 뭉치라는 것도 알았다. 우리는 통칭해서 빛이라 말하나 파장의 종류에 따라 빛의 이름과 성질도 다르다. 빛 가운데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가시광선이라 한다. 가시광선이 대기 중에 있는 분자 혹은 입자 등과 만나 산란하면서 색깔을 세상에 뿌린다.

 

빛은 태양에서 태어났다. 말하자면, 빛은 태양의 후예다. 태양의 내부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부글부글 끓는다. 그 뜨거운 열기가 세상을 밝히는 빛을 만들고, 그 빛으로 지구는 밝게 빛난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숨 쉬며 사는 것은 다 빛 덕분이다. 빛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하는 소중한 존재다. 

 

태양은 어떻게 해서 스스로 빛을 낼까? 본격적으로 빛의 근원을 찾는 여행을 수소 원자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자. 태양은 수소 원자를 융합해서 빛을 만든다. 만일 태양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수소로부터 무한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수소 원자

 

수소 원자는 양성자 1개, 전자 1개로 구성된 아주 깔끔하고 심플한 원자다. 수소뿐만 아니라 모든 원자의 중심에는 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불연속적으로 돌고 있다. 당연히 수소의 전자도 양성자 주위를 돌고 있다. 평소에는 양성자와 전자 사이에 강한 힘이 작용하고 있다. 이 힘이 전자가 궤도를 벗어나거나 혹은 양성자로 빨려드는 것을 막아준다.

 

태양 내부의 수소의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빛이 만들어진다. 수소의 핵과 핵이 융합이 빛의 탄생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빛이 지구에 도착하면 색채를 뿌리고 생명체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태양 내부의 수소 원자는 색채를 만드는 주재료라고 할 수 있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먼저 생겨난 원소로서 가장 흔한 물질이기도 하다.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 총수의 90%를 차지하며 전체 질량의 약 75%가 수소다. 태양은 수소 92%, 헬륨 8%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구의 물이나 화석연료,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 속에 수소가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