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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4

"후배야, 나 누군 줄 알겠니?" 내가 알던 그는 어디로 갔나? "지낼 만하니?" "-------------" "나 누군 줄 알겠니?" "------------" 너무 말이 없어 묻는 내가 당황스럽고 난감하다. 이럴 수가 있나. 그토록 똑똑하고 착한 후배는 어디 갔단 말인가. 눈동자의 초점이 잡히지 않고 퀭한 사내가 내 앞에 있다.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한다.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건지 선뜻 대답을 못 한다. 인내하며 계속 말을 붙여 본다. "밥은 먹었니?" "-------- 예!!" 한참 만에 겨우 입을 뗀다. 숨이 다 막힐 지경이다. 그래도 질문을 이어간다.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오랜만에 만난 탓에 마음이 급하다. 후배는 거의 입을 열지 않고 그저 멍하니 서 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구석이.. 2023. 6. 21.
절반이 치매 환자인 백세 시대, 축복인가 저주인가? 치매, 안 걸리면 다행이다? "아, 얼마나 다행이냐? 우리 가족 중에는 치매 환자가 없다." 이렇게 안도의 한숨을 쉬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앞날도 그렇다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치매 환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치매의 주요 원인이 ‘노화’이다. 나이 드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비례해서 환자가 증가하는 것이 치매의 특징이다. 나이가 들면 치매를 발병하는 위험 요인에 빈번하게 노출된다. * 60세 미만 치매 환자의 숫자는 약 9만 명으로 66세 인구의 치매 환자의 1%에 해당한다. 2022년 60세 노인 인구 13,153,957명 가운데서 960,556명이 치매 환자다. 비율로는 노인 인구 가운데 치매 환자는 7.3%가 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9,010,545명 가운데.. 2023. 6. 16.
치매? 놀람, 분노, 부정, 좌절 그리고 수용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나라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겠다.’ ‘치매국가책임제’ 치매를 극복하려는 정부 의지를 담은 구호다. 말만 들어도 뿌듯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그동안 지역마다 치매 상담센터가 생기고, 여러 가지 관리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의료비 부담도 줄고, 장기 요양 서비스도 확대되었다.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앞으로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또 치매가 어떤 병인 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처음에는 건망증처럼 사람 이름이나 사물을 깜빡깜빡 잊다가 점차 심해지면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인지기능이 크게 저하한다. 말도 어눌하고 .. 2023. 6. 16.
젊은 치매에 걸린 후배 그리 총명한 후배가 치매에 걸리다니.. "우리 애를 잃어버렸다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은가?" "어머님,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며칠 전 일이다. 친한 후배 어머님이 전화하셨다. 워낙 막역한 사이라 후배의 어머님에게 가끔 안부 전화 드리곤 했다. 그렇지만 어머님이 내게 전화하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전화번호가 뜨는 순간,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전화기 너머로 후배 어머님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린다. 후배와 함께 병원 다녀오는 길에 후배를 놓쳤다. 같이 나란히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깜빡 졸았는데 옆에 있던 아이가 없어졌다. 아무리 둘러보다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다음 정차하는 역에서 내린 후, 발을 동동 구르.. 2023.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