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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치매7

"차를 어디 뒀더라?" 증상은 이렇게 시작했다. 차를 어디 뒀더라? "차를 어디 뒀더라?" 시작은 대수롭지 않았다. 어젯밤 차를 어디 주차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헷갈린다. 지하 주차장을 헤집어 겨우 찾았다. 가벼운 건망증이라 여겼다. 그러다가 가끔 '어제 키를 어디 주차했더라?'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쩍 이런 말이 잦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젊은 친구가 건망증이 너무 심한 게 아니냐는 핀잔을 듣는 정도였다. 나이가 들면 누구도 노화를 피할 수 없다. 몸도 늙고, 두뇌도 늙는다. 근육은 줄고, 다리의 힘이 약해진다. 그거야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라 어쩔 수 없다. 거기다가 기억력 감퇴까지 겹치면 설설 두려움이 밀려온다. '혹시 이게 치매 증상? 에이, 무슨 그런 재수 없는 생각을!!' 그런 불길한 생각을 애써.. 2023. 6. 16.
후배의 젊은 치매, 처음에는 별일 아니었다. 처음에는 별일 아니었다. 대부분의 병이 그렇듯, 시작은 늘 대수롭지 않다. 증상도 없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정도다. 증상이 밖으로 드러날 때는 너무 늦어 손 쓸 수 없다. 평소 잔병치레하는 사람은 자주 병원에 다닌다. 건강을 자신해 병원에 가지 않은 사람보다 병약해 비실비실하는 사람이 큰 병 없이 장수한다. 알츠하이머가 원인이 된 치매는 그것이 표면화되기까지는 잘 알아채지 못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우리 뇌의 신경세포와 신경세포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synapse)의 구조와 기능에 이상을 유발한다. 특히 전두엽의 의 이상은 단기 기억에 문제를 일으키다가 점차 인지기능을 상실하게 만든다. 그때쯤 되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버린다. 전선이 끊어져 전기가 통하지 않으면 집안의 가전제품.. 2023. 6. 16.
젊은 치매에 걸린 후배 그리 총명한 후배가 치매에 걸리다니.. "우리 애를 잃어버렸다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은가?" "어머님,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며칠 전 일이다. 친한 후배 어머님이 전화하셨다. 워낙 막역한 사이라 후배의 어머님에게 가끔 안부 전화 드리곤 했다. 그렇지만 어머님이 내게 전화하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전화번호가 뜨는 순간,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전화기 너머로 후배 어머님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린다. 후배와 함께 병원 다녀오는 길에 후배를 놓쳤다. 같이 나란히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깜빡 졸았는데 옆에 있던 아이가 없어졌다. 아무리 둘러보다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다음 정차하는 역에서 내린 후, 발을 동동 구르.. 2023.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