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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색채의 달콤씁쓸한 대화10

빛의 소나타 8, 냉정과 열정 사이의 태양과 지구 『냉정과 열정 사이』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표현은 일본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따왔다. 일본의 여류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는 여자 주인공 아오이의 이야기를 담은 『냉정과 열정 사이(Ross)를 썼다. 일본의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츠지 히토나리(辻仁成)는 남자 주인공 준세이의 이야기를 담은 『냉정과 열정 사이(Blu)』를 썼다. 이들 남녀 소설가 한 회씩 번갈아 2년간 잡지에 연재한 이야기를 묶은 소설이『냉정과 열정 사이』다. 아가타 준세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고미술 복원가 되기 위해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공부한다. 그곳에 사는 일본인 여자 친구 메미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다. 그의 마음은 늘 공허하다. 학창 시절, 홍콩에서 유학 온 연인 아오이를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준세이는 .. 2022. 12. 25.
빛의 소나타 5, 빛의 여정과 독자생존(讀者生存) 전략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어도 물리학은 아름답다. 한때 색의 유혹에 빠졌다. 그것을 계기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다른 전공자가 그림을 공부하는 건 어렵다. 그림에 큰 소질이 없으니 그리는 시늉만 했다. 그 덕분에 아름다운 색의 세계를 만났다. 색의 역사와 의미도 알게 됐다. 화가들이 지닌 뛰어난 재능과 그것을 발현하기 위해 쏟은 그들의 노력도 봤다. 재능만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닌데 재능조차 없다면 슬픈 일이다. 그림 솜씨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가 들었다면 건방지다고 지청구를 들을 법하다. 그리는 것도 좋지만, 관심은 점차 색과 화가의 삶으로 쏠렸다. 그러다 문득 색은 어디서 왔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프리즘을 통해 빛을 구별한 뉴턴의 실험을 이미 알고 있었으니 형편이 조금 나은 편이.. 2022. 12. 25.
빛의 소나타 4, 파랗게 멍든 하늘과 붉은 미소의 저녁노을 가을 하늘은 더 파랗다. 우주 비행사가 되어 칠흑 같은 우주 공간에 떠 있다고 생각해보자. 우리 눈앞으로 한 줄기 빛이 지나간다. 우리는 그 빛을 볼 수 있을까? 지난번 쓴 브런치 글에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빛을 산란시킬 입자나 물체가 없는 공간에서는 빛의 존재를 볼 수 없다. "어 밝은 빛이 보인다." 우리는 초록 나뭇잎 사이로 새어드는 밝은 빛줄기를 보고 이렇게 소리친다. 비 그친 후 구름 사이로 환한 빛기둥이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빛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빛을 보는 것은 아니다. 우리 눈에 비치는 한줄기 빛은 빛이 지나는 길에 존재하는 먼지나 미세한 물방울의 흔적이다. 이 입자들에 닿은 빛이 자신의 하얀 속살을 살짝 드러낸 것이다. 공기도 없고, 물방울도 없고, 먼지도 없.. 2022. 12. 25.
빛의 소나타 3, 가시광선은 서로 다른 색을 품고 있다. 가시광선은 서로 다른 색깔을 품고 있다. 왜 가시광선 파장대의 빛만 눈에 보이느냐고? 진화 과정에서 터득한 정보다. 이 파장대의 빛만 가지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그 너머까지 알려면 무척 힘이 든다. 에너지가 너무 많이 필요하고, 그걸 지탱하려면 얼마나 많은 식량을 구해야 할까? 그 옛날에 마이크로파나 라디오파를 알았다고 해서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걸 알아봤자 이득이 없었다. 가시광선의 파장은 보라색 빛에서 붉은색의 빛까지 품고 있다. 가시광선 안에서도 파장이 쪼개지고, 쪼개지는 만큼 빛의 색깔도 다르다. 가시광선을 더 잘게 쪼개면 더 미세한 색깔이 나온다. 보통 사람은 가시광선의 색깔을 백만 개의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말은 가시광선의 파장을 백만 개로 구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이한 경.. 2022.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