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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경제학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존 바이런과 인공지능 알파고

by 전갈 2022. 5. 23.

존 바이런

 

영국 시인 존 바이런 George Gordon Byron1812해럴드 공작의 순례기"(Childe Harold"s Pilgrimage)’란 시집을 발간한 뒤 하룻밤 사이 스타로 떠올랐다. 조각 같은 미남이었던 바이런은 이 시집으로 당시 유럽을 뒤흔든 '아이돌 시인'으로 등극하였다. 그를 보기 위해 많은 젊은 여성이 장사진을 쳤고, 그의 시집이 발표될 때마다 열광했다.

사람들이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 존 바이런은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라고 대답했다. 한마디로 얼떨떨한 기분이라 꿈인가 생시인가 헛갈렸다. 그 이후 바이런은 한동안 유럽의 대표 시인으로 등극했다.

 

인공지능으로 유명한 알파고 형제들이 몇 있지만, 알파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역사적 사건은 알파고 리가 일으켰다. 20163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세계 최고 프로바둑 기사인 이세돌 구단을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 리가 4:1로 완파했다. 그때까지 사람들은 알파고의 바둑 실력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알파고 리가 이세돌 구단을 이겼으니, 사람들이 받은 충격의 크기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기자들이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면, 알파고도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알파고 형제들의 기분은 그랬다. 이전까지 일반인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세돌 구단과의 시합에서 완승함으로써 세계가 떠들썩해졌다. 사실 알파고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으로 설계되어 무려 16만 건 이상의 기보 학습을 마친 상태였다.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고, 어느 날 혜성같이 인공지능이 나타난 것으로 여겼다.

 

인간을 닮은 기계의 개념은 1940년대 처음으로 등장하였고, 1956년 다트머스대학의 인공지능학회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용어가 정의되었다. 그 후 약 60여 년 이상 인공지능은 사람의 주목을 받은 시간도 있었지만, 대부분 사람의 눈 밖에 난 혹한의 겨울을 보냈다. 잠시 반짝 인기를 얻었다가 사람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고 철저히 외면당했다.

 

2005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턴 교수가 개발한 딥러링 학습 방법을 개발하면서 진정한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렸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알파고와 자율주행차를 낳았다. 병렬처리와 분산처리가 가능한 하드웨어 시스템과 빅데이터의 발전은 딥러닝 알고리즘에 새로운 학습의 장을 펼쳐주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은 바둑, 체스, 영상 의학 해석, 자율주행차 등의 분야에서 분부신 재능을 보인다. 부분적으로는 인간의 능력을 훌쩍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등장했다.

 

이제 인공지능은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NFT와 암호화폐를 장착한 새로운 세상을 펼치고 있다. 아직은 vR 환경이 그리 매끄럽지 않아 사람들이 실감하지 못한다. 자동차가 처음 나올 때, 인터넷이 처음 나올 때, 스마트 폰이 처음 나올 때, 세상을 이렇게 뒤집어 놓을 줄 누가 알았던가? 소수 전문가는 예측했지만, 일반인은 선뜻 다가가기엔 여전히 불편했다. 설마 될까? 주저하는 사이에 세상은 금방 그렇게 됐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라는 윌리엄 깁슨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 까닭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