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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사랑을 요리하기

by 전갈 2022. 3. 30.

영화 '타이타닉'

 

1. 준비물

  - : 넓은 마음(속이 타고 애를 태워도 끓어 넘치지 않을 정도로 넓어야 함)

  - 재료: 배려와 관용, 이해(비바람도 맞고 눈보라에도 견뎌본 경험은 좋은 땔감임)

  - 불쏘시개 : 호감(불꽃이 잘 일지 않을 때 땔감에 살짝 뿌려주면 효과가 있음)

     잔소리 약간(사랑이 단기간에 너무 끓어 넘칠 때)

  - 자연산 조미료 : 제철 조미료

    봄꽃, 여름 장마, 가을 낙엽, 겨울 눈사람, 봄바람, 가을 햇살 등    

 

 

2. 요리 방법

   1) 잘 다듬어진 땔감에 호감이라는 불쏘시개로 열정의 불을 붙여야 함.

   2) 처음부터 너무 불을 세게 하면 심장이 탈 수 있음.

   3) 은근한 불로 넓은 가슴에 담긴 심장을 서서히 달아오르게 해야 함.

   4) 배려와 관용의 불꽃이 약할 때는 약간의 질투심을 뿌릴 것. 불꽃이 확 타오를 수 있으니까 조심할 것.

   5) 조금씩 데워지기 시작하면 사랑의 조미료를 첨가할 것.

   6) 가능하면 제철에 나는 천연 조미료를 첨가하면 맛이 한결 좋아질 것임.

   7) 자연 조미료는 지방마다 특색이 있어 잘 이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음.

   8) 조리 중에 너무 자주 열어보지 말 것. 믿고 신뢰하고 긴 시간 불을 지필 것.

 

같은 재료를 이용하더라도 요리하는 사람의 손과 정성에 따라 요리의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사랑을 키우는 데 필요한 기본 재료는 누구에게나 비슷하다. 어느 연인의 사랑인들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그렇지만 어떤 사랑은 쉽게 뜨거웠다가 깨지면서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또 어떤 사랑은 불꽃을 제대로 피우지도 못하고 사그라진다.

 

사랑도 요리처럼 좋은 재료와 제철에 나는 자연 조미료를 첨가하여 은근한 불꽃으로 오랜 동안 정성을 다해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다. 오랜 시간 햇빛에 제대로 마른 장작과 같이 오랜 세월을 견뎌온 관용, 배려, 이해가 있으면 더 맛난 사랑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이 다른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것이 커지기 시작하면

자신조차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송두리째 던져 주고 싶은 충동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야 하네-'

 

사랑이라고 불리는 그것

두 사람의 것이라고 보이는 그것은 사실

홀로 따로따로 있어야만 비로소 충분히 전개되어

마침내는 완성될 수 있는 것이기에

 

'사랑이 오직

자기 감정 속에 들어 있는 사람은

사랑이 자기를 연마하는 일과가 되네-'

 

서로에게 부담스런 짐이 되지 않으며

그 공간과 거리에서

끊임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두 사람이 겪으려 하지 말고

오로지 혼자가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