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박한 투명 돌덩이에 불과한 다이아몬드 원석이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로 재탄생하는 데는 장인들의 섬세한 손길과 가공 기술이 동원된다. 원석을 잘라내고 표면을 연마하여 광택을 내는 등 수많은 가공 작업을 그쳐야 한다. 그래야 여인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활홀한 보석이 탄생한다. 투박한 원석이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로 거듭나니 이 얼마나 멋진가?
그렇듯 토론도 허무맹랑한 주장을 논리라는 빛나는 보석으로 가공하는 작업이다. 처음에는 그저 아무쓸모 없는 쌩뚱맞은 말도 많은 사람들의 지적과 비판을 거치면 군더더기가 사라지고 어느 순간 제대로 된 논법이 된다. 처음 주장이 황당하고 궤변에 가까울지라도 다듬고 잘라내고 광택을 내면 점차 매끈한 주장으로 변해간다. 이때 필요한 것이 유능한 토론자들의 비평과 비판 기술이다. 그것을 마다않고 과감히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타인들의 의견을 듣는다면 어떤 이야기든 훌륭한 논리로 탈바꿈할 수 있다.
한 개인의 억지스런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그것을 그럴듯한 이야기로 만드는 데는 토론만한 것이 없다. 피 튀기듯 치열하게 논쟁하고 독설로 속을 훌떡 뒤집으면 점차 곁가지는 떨어지고 제대로 된 알맹이가 들어난다. 군더더기가 덕지덕지 붙어 말도 안 되던 이야기도 제대로 된 토론을 거치고 나면 어느새 산뜻한 주장으로 재탄생한다. 주장의 허점을 파고들어 거추장스런 흙더미를 걷어내면 어느 순간에는 논리가 아름다운 속살을 드러낸다. 그렇게 일상의 말은 논리가 되고 언어의 보석이 되는 것이다.
주장을 논리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늘 피가 튄다. 날카로운 비판이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주기도 한다. 마치 다이아몬드 원석에서 수많은 조각을 거둬내듯 살점을 도려내는 아픔을 거쳐야 보석이 탄생한다. 타인의 이야기가 귀에 거슬려 참지 못하면 스스로 제대로 된 논리로 갈 수 없음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내 이야기가 이미 논리성을 갖췄다면 타인의 비판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웃으면 내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뿐이다. 이름다운 다이아몬드는 굳이 논쟁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여인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뺏는다. 그렇듯 아름다운 논리라면 그 주장만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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