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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글은 요리다.

by 전갈 2022. 4. 12.

글을 쓰는 일은 요리하는 일과 닮았다. 맛있고 좋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식재료를 구해야 한다. 제철에 나는 신선한 야채, 갓 잡아 살아서 펄떡이는 해산물,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과 간장, 이런 좋은 재료를 잘 손질하여 맛있는 요리를 만든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싱싱한 언어를 골라야 할 것이다. 신선하고 펄떡이며 살아 있는 단어를 찾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몇 날을 보내고서라도 자신이 고르고 연마한 좋은 단어들로 글을 써야 한다. 

 

아무리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고 해도 양념과 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좋은 음식을 만들기가 힘들 것이다. 그렇듯 아무리 주옥같은 언어의 바다에서 건진다 해도 잘 갈무리하지 못하면 맛깔스런 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좋은 요리가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듯 좋은 글은 우리 영혼을 맑게 한다. 그러나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고 청정한 양념을 이용해서 좋은 요리를 만들었다 해도 하루아침에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랜 시간 꾸준히 잘 만든 음식을 먹고 좋은 생각을 할 때 체질이 바뀌고 건강하게 될 것이다.

 

그렇듯이 한두 줄의 좋은 글을 읽었다고 해서 사람의 생각이 금방 깨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책을 읽고 글을 써다 보면 어느 순간인지 모르지만 영혼이 성숙하고 아름다워 질 것이다. 작은 노력으로 금방 결실을 얻고자 하는 고약한 심보를 버리고 꾸준히 내면을 들여다봐야 보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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