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6일(화)
1%의 실력 차이로 모든 것을 다 가진다.
이긴 자가 다 가져가는 사회가 됐다. 지는 사람은 국물이라곤 없다. 승자와 패자 사이에 무슨 그런 대단한 실력 차이가 날까? 아슬아슬하게 패한 자에게 결과는 너무 가혹하다. 인터넷의 발달은 최고는 아니지만 나름 재능 있는 사람의 설자리를 뺏었다. 게다가 스마트 폰 등 무선 통신 기슬의 발달은 내가 어디에 있든 세계 최고와 겨루게 한다. 이제 어떤 산업에서도 몇 사람의 승자만 있으면 된다.
옛날에는 동네 빵집도 나름 먹고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빵집 프랜차이즈가 동네 구석구석 들어왔다. 네트워크 기술은 어느 골목의 유동 인구가 얼마인지 파악해서 그곳에 프렌차이즈를 연다. 실시간으로 빵의 재고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굳이 가게 주인이 없어도 아르바이트 생만 있으면 된다. 모든 관리를 네트워크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동네 빵집과 프렌차이즈 빵집 사이에 맛의 차이가 얼마나 날까? 나로서는 답할 수 없다. 적어도 모든 것을 프렌차이즈가 장악할 만큼 맛이 월등히 뛰어난 것은 아니다. 승자독식시장에서는 실력 차이가 10% 난다고 해서 수익이 10% 차이 나지 않는다. 수익은 100%와 0%로 극명하게 갈린다. 실력이 10% 부족해서 승자가 되지 못하면 그 시장에서 쫓겨나고 한 푼도 벌 수 없게 된다. 승자독식시장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시장이다.
100m 육상 경기를 볼 때마다 떠오른 생각이다. 1위와 2위의 속도 차이가 1초도 안 되는데 1위와 2위의 지위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올림픽 같은 큰 경기에서 1위는 돈과 명예를 한 손에 거머쥔다. 그러나 2위는 1위가 얼마나 뛰어난지 배경 화면으로 사용된다. 그것으로 2위의 력할은 끝넌더,
이처럼 승자는 세상의 주목을 받고 사람의 인기를 한 몸에 독차지한다. 그러나 간발의 차이로 2위를 한 사람은 이내 잊힌다. 2위가 누구였더라? 사람들은 아무 관심이 없다. 세계 육상 경기의 1위와 5위까지 기록을 보면 정말 차이가 미세하다. 그러나 승지는 행복 열차에 곧바로 올라탄다.
승자의 만찬
신기술의 발달로 세상의 많은 작은 시장이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통합됐다. 세계 각국에흩어져 사는 수많은 구매자가 한 명의 승자에게 지갑을 연다. 과거 작은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천문학적 액수다. 파이가 놀라울 만큼 커쳤다.
인기 배우 몇 사람, 인기 가수 몇 사람, 베스트셀러 작가 몇 사람은 시장의 파이를 대부분 가져간다. 특히 자본주의의 본산이 영국과 미국의 스포츠 스타의 몸값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땀 흘려도 승자가 되지 못한 사람에게 돌아올 몫은 하나도 남지 않는다. 왜냐하면, 몇 사람의 승자가 독식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2020년 5월에 발표한 '2020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운동선수 100명 순위'를 보자. 영광의 1위는 테니스 황제 페더러로 1년 동안 1억630만 달러(약 1316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액수를 한 시간 번 금액으로 계산하니 약 1,500만 원이 된다. 페더러가 한 시간에 이렇게 큰 돈을 벌 동안 세계 랭킹 5위나 10위는 과연 얼마나 벌까?
현대 자본주의는 몇 사람의 승자를 위한 만찬을 준비했다. 기술이 발달하고 세계적 연결망이 강화될수록 세계 1등은 아니래도 나름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살아갈 자리가 없다. 패자가 낄 수 있는 자리는 애초부터 없다. 이것이 승자독식사회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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