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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미학

모든 아름다움의 열쇠 황금비율

by 전갈 2022. 5. 10.
렘브란트, '명상 하는 철학자'(1631), 28cmx34cm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다양성과 통일성

사람의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운율이 담겼다. 늘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명화에는 사람이 좋아하는 구도가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늘 같은 감동을 주는 위대한 예술작품에는 우리가 깨닫지 못하지만 절묘한 황금비율의 구도가 숨겨져 있다. 그래서 수백 년이 흘러도 사람들은 위대한 예술품을 칭송한다.

 

그림 속 소재의 안정적인 배치와 화려한 색채는 사람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우리의 눈을 통해 보고 있는 작품과 그 속의 대상이 통일되고 조화로운 형식을 띠고 있을 때 우리의 미적 감각은 만족하게 된다. 이런 그림들은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아름다움의 형식을 갖춘 창조적인 작품이라 예술작품이라 부른다.

 

그림이나 음악이 훌륭한 예술품인가를 가리기 위해서는 작품에 담겨 있는 형식과 규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규칙은 사람들이 누구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의 보편성을 주는 장치이다. 낱낱의 것들이 전체 속에서 아름답게 통일될 때 그림이든 음악이든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이처럼 그림이나 음악 속에 나오는 개별 소재들의 다채로운 형태가 전체 작품 속에서 어떻게 통일성을 보이냐가 중요하다.

 

다양한 개별성과 이를 하나의 작품 속에 녹여 조화롭게 만드는 것, 즉 다양성을 어떻게 잘 통일하느냐 하는 것이 훌륭한 예술작품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이 둘의 상호 대립적 개념이 잘 조화를 이루는 비율이 있다면 그것이 곧 황금비율이 아닐까? 화가나 음악가가 의도했든 하지 않든 그 비율에 따라 다양성과 통일성을 잘 갖추는 사람을 위대한 인물로 추앙한다.

 

전체적 구도의 통일성과 개별적 형태의 다양성의 예를 알아보자. 이를 위해 2022년 5월 10일 자 전상직 교수가 중앙일보에 쓴 ’렘브란트와 베토벤‘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그는 훌륭한 예술작품에는 전체적 구도의 통일성과 개별적 형태의 다양성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렘브란트의 ’명상하는 철학자‘ 그리고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이 점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표면적으로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 기저에는 내적 연관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우리가 즐겨 부르던 그 많은 유행가는 다 어디로 갔을까. 그렇게 감미롭던 노랫말이 기억조차 희미하다. 그 노래들은 지금도 음악 파일 어디엔가 자리하고 있다. 가끔 노래방에서 목이 터지도록 열창한다. 유행을 따르던 그 노래를 대신해서 곧 새 노래가 자리를 대신한다. 시간이 한참 지나 추억 삼아 부르곤 하지만 이내 물려 흘러간 옛노래로 치부한다.

 

모든 아름다움의 열쇠 황금비율

명곡과 유행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늘 신선한 감동을 주는 음악을 명곡이라 할 수 있다. 대신 특정한 시기에 맞는 리듬으로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음악도 있다. 그런 노래는 빠르게 사람들의 입을 사로잡았다가 또 빠르게 사라진다. 무엇이 노래의 수명을 좌우할까? 사람이 좋아하는 리듬에도 황금비율이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사람들은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1.618:1을 기하학적 ‘황금비율'로 인정하였다. 독일 미학자 아돌프 차이징(Adolf Zeising)은 황금분할이 자연과 예술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움의 문제를 푸는 열쇠라고 주장한다. 기하학적 비율을 예술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조각과 같은 조형예술에서 잘 들어맞는다. 위대한 화가의 그림들은 구도가 안정되어 있고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까닭이 황금비율 때문이라는 것이다.

 

화가의 그림을 볼 때 화가가 구사한 선의 리듬과 형태의 조합, 공간 배치도, 빛을 활용하는 패턴, 그림자에 대한 배치, 색채를 어떻게 사용했는가를 기준으로 작품을 평가한다. 여러 요소가 잘 조합되고 배치가 안정적이면 그 작품을 보았을 때 사람들은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느낀다. 따라서 예술의 장르에 따라 예술품으로 인정받으려면 갖춰야 할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을 충족할 때 그러한 활동을 예술이라고 하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음악은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예술이 아니다. 따라서 눈으로 드러나는 비율을 계산할 수 없다. 그렇지만 시에서 운율이 있듯이 음악에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음계나 음악의 운율이 존재한다. 위대한 예술가가 처음부터 타인의 심금을 울리기 위해 작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내부에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이 작품으로 표현되었다. 그런 음악은 작곡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리듬과 빠르기의 황금비율을 적용했을 것이다. 박자와 빠르기 그리고 운율의 황금비율이 우리의 귀를 감미롭게 만든다

 

 

황금비율? 참 근사한 단어다. 입에 착 감기는 것이 감칠맛 난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오래가는 명작에는 남다른 뭔가가 있다. 그림이든, 음악이든, 소설이든, 시든 사람들이 오래 사랑하는 것들에게서는 향기가 난다. 너무 과하지 않고, 너무 모자라지도 않는 절묘한 조화로움, 개별적 형태의 다양성과 이를 통합하는 전체 구도의 통일성의 적절한 비율, 그것을 황금비율이라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