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샘물은 줄어든다.
안타깝게도 사랑의 화학물질의 분비량과 농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약해진다. 익숙한 것에서 무뎌져 처음 사랑에 빠질 때처럼 사랑의 샘이 솟지 않는다. 서서히 샘물은 줄어들고 끝내 말라버린다. 사랑은 떠나고 슬픈 마음만 남는다. 사랑이 식어서 화학물질이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이들 화학물질이 줄어서 사랑이 식은 것인지 선후는 모호하긴 하다.
머릿속의 화학물질의 농도가 사랑의 강도를 결정한다는 사실이 어째 썩 내키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사랑은 여러 화학물질이 머릿속에서 폭죽처럼 터지는 일이다. 심리학자와 뇌과학자들은 사랑의 묘약인 화학물질 유지되는 기간은 2년이고 길어야 3년 정도라고 말한다. 평생 불타는 사랑을 하는 연인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다고 한다. 사랑의 샘물이 그렇게 빨리 줄어들다니 줄다니, 그래서 사랑이 참 쓸쓸한 것인가 보다.
불멸의 사랑과 영원한 사랑은 다 어디로 갔는가. 곰곰이 따져보면 소설 속 불멸의 사랑은 주인공이 죽거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끝난다. 더욱이 지고지순한 사랑의 대명사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그들이 죽음으로써 불멸의 신화가 되었다. 그들이 끝까지 살아남았다면 그들의 사랑도 열정에서 일상으로 변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결혼 생활이 어땠는지 시시콜콜한 다음 이야기가 없는 것이 훨씬 낫다.
이것을 경제학의 한계효용체감의 원리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사랑의 묘약이 유지하는 기간을 36개월로 잡았다. 그리고 그 반이 되는 시점인 18개월째 사랑의 강도가 차츰 식는 사랑의 변곡점으로 설정했다. 그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표로 정리했다. 사람마다 느끼는 사랑의 기쁨과 슬픔의 정도는 다 다르다. 필자가 글을 풀어가기 위해 아래의 수치를 예로 들었다.

위의 표에서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10이라는 총효용을 느꼈다고 하자. 4월째부터 사랑의 강도는 점차 세진다. 사랑의 한계효용(추가 만족감)은 사랑하는 개월 수가 늘면서 2, 3, 4로 차츰 증가한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곁에 있어도 보고 싶은 시간이다. 당연히 사랑의 총효용도 더 큰 폭으로 증가한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곁에 있어도 보고 싶을 때다.
18개월, 사랑의 변곡점을 만난다.
그러다가 18개월의 한계효용 9를 정점으로 19개월부터는 사랑의 한계효용이 8에서 7로 점차 감소한다. 불타는 사랑의 강도가 차츰 옅어지기 시작하는 사랑의 변곡점을 만난 것이다. 처음처럼 손을 델 것 같은 뜨거움은 아니지만, 아직도 사랑의 불꽃은 타오른다. 사랑은 아직 식지 않았기에 여전히 사랑이 주는 행복에 젖는다. 그래도 아직은 사살을 보듬을 여유가 있어 좋다.

그래프를 보면 사랑에 빠진 지 18개월쯤 되면 사랑의 변곡점을 만난다. 이제 사랑의 약발이 다하는 36개월째가 되면 사랑의 한계효용은 0이 된다. 이때가 되면 예전의 뜨거움과 열정은 사라진다. 정절에 달한 사랑의 불꽃이 잦아들기 시작한다. 그 후부터는 사랑의 한계효용이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영원할 것 같은 사랑의 불꽃이 사그라들 위기에 봉착한다.
모든 사람이 오직 처음의 설레만 기대한다면 세상은 너무 어지러워진다. 다행히 우리는 불타는 사랑이 식어도 존중과 위로의 사랑으로 그 마음을 지켜낸다. 사랑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열정적이고 불타는 짜릿함만이 다가 아니다. 존중, 친밀, 연민, 이해, 책임도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세월이 흐르면 사랑은 또 다른 색깔과 향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처음만큼 뜨겁지는 않지만, 훨씬 성숙한 모습으로 우리를 찾는다.
사랑의 한계효용체감을 받아들이자. 사랑의 도파민이 주는 '칵테일파티'는 언젠가 끝난다.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 환각 상태만을 원한다면 모든 것을 망친다. 그 이후에는 맑은 정신으로 동반자로서 우정 같은 사랑을 나눠야 한다. 그걸 견딜 수 없다면 그건 사랑의 종말이자 파국이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어느 가수 노랫말을 떠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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