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3일(목)
루브르박물관은 대영박물관, 바티칸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원래 프랑스 왕가의 루브르 궁전으로 약 6만 600㎡ 규모로 박물관으로서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매년 세계 각국에서 많은 사람이 루브르를 방문한다.
16세기 초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프랑수아 1세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비롯한 이탈리아 거장들의 작품과 고대 조각 작품들을 수집하여 궁전에 전시하였다. 이때부터 루브르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왕궁이 베르사유 궁전으로 옮겨간 후 왕실의 미술품 보관처가 되었다. 그 후 프랑스혁명 후 국립중앙미술관으로 이름하며 일반인에게 공개하였다. 1980년대에 루브르 궁전 전체를 박물관으로 개조하였다. 이때 박물관의 출입구이자 루브르의 상징이 된 유리 피라미드가 만들어졌다.
루브르박물관은 파리를 찾는 관광객이면 반드시 방문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매일 사람들로 붐비고 특히 휴일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데만도 몇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가려고 한 날은 월요일이지만 그날은 프랑스의 휴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이라고 호텔 지배인이 귀띔한다. 늦게 가면 기다리는 데 시간을 다 허비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침 일찍 먼저 가서 줄을 서기로 했다.
이른 새벽부터 서둘렀더니 6시 30분에 루브르 광장에 도착했다. 박물관은 9시에 열기 때문에 아무도 없이 휑한 넓은 광장에 바람만 지나간다. 아침 일찍 광장을 청소하느라 바닥에 솔이 달린 청소차만 분주하다. 광장 맞은편에는 대리석의 웅장한 건물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서 있다. 하늘에는 옅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고 비라도 뿌릴 것 같다. 광장에 홀로 선 이른 새벽의 아침이라 혼자서 루브르를 독차지 한 기분이다. 상큼하고 쌉쌀하면서 약간은 고독한 아침의 루브르에 서 있음도 행복이다. 언제 다시 이곳에 이렇게 홀로 설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벅찬 가슴에 감동이 솟아난다.
1시간이 지나자 스페인에서 온 관광객이 온다. 때마침 캘리포니아에서 온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 부부도 줄을 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옅은 먹구름이 한바탕 비를 뿌린다. 비를 맞으며 서 있는 루브르 광장도 운치가 있다. 누군가가 우산을 같이 내민다. 내리는 비를 피해 피라미드 입구의 처마 밑에 간신히 서 있는 내가 안쓰러운가 보다. 30분가량 신나게 퍼붓던 비가 서서히 그치고 하늘은 여전히 잿빛이다.
박물관의 드농관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유물과 조각, 왕관, 보석, 북유럽의 조각품들, 18~19세기 프랑스의 대형 회화 다비드의 '나폴레옹 1세 황제의 대관식', 들라크롸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등, 14~18세기 이탈리아 작품, 벨라스코, 고야, 엘그레꼬의 스페인 회화, 이탈리아 드로잉과 판화등이 소장되어 있다.
나폴레옹 광장 중앙에 있는 쉴리관에는 고대 오리엔트, 파라오 시대 이집트 미술, 로마 고미술과 도자기, 테라코타, 함무라비 법전, 17, 18세기, 20세기 장식미술, 17~19세기 프랑스 회화, 프랑스의 드로잉과 판화, 밀로의 '비너스', 중세 시대 루브르의 건축 기초와 루브르의 역사 등이 전시되어 있다. 리셜리외관은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이란, 이슬람 미술과 중세, 르네상스, 19세기 장식미술, 나폴레옹 3세의 방, 중세 르네상스 17~19세기 프랑스 조각, 루벤스, 램브란트 등 플랑드르와 네덜란드 회화, 독일의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14~17세기 프랑스 회화, 북유럽 드로잉 등이 소장되어 있다.
루브르박물관에는 1848년 이전의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기에 고대 미술품에서 중세의 작품이 많다. 중세 시대의 그림들은 종교적 색채가 강하게 화풍으로 남아 있다. 루브르박물관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인상파나 후기 인상파와 같은 19세기의 그림을 보려면 오르세 미술관을 가야 한다. 그곳에 가면 1848년 이후부터 1913년까지의 미술 작품을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작품들인 1914년 이후의 작품을 보려면 퐁피두센터로 가야 한다.
오르세미술관과 퐁피두센터를 가려면 다시 파리를 찾아야 한다. 이번 여행은 루브르에서 끝이 났다. 그러나 다시 파리에 올 이유를 들자면 손으로 꼽고도 남는다.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파리의 하늘 아래서 오르세미술관을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밀레의 고갱, 고흐의 아를의 무도회장,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 세잔의 푸른 화병, 밀레의 만종을 봐야 한다. 길을 나서면 퐁피두센터로 발길을 옮길 것이다. 그곳에 가서 마티스의 <붉은색 실내>와 샤갈의 <무지개>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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