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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미학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

by 전갈 2022. 3. 24.

그린다는 건 대상을 묘사하거나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재연하는 작업이다. 문자가 발명되기 이전부터 사람은 그림을 그렸다. 아직 문자가 없던 시절에 말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그리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은 동굴 벽이나 바위에 동물이나 사람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문자가 없던 문명을 선사시대라 한다면 그때 인류는 주로 동굴에서 생활했을 것이다. 그래서 최초의 그림은 동굴 안에서 발견되었다.

 

기원전 35,000년부터 기원전 11,000년 사이의 구석기 시대에 제작된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그림이자 예술 작품이다. 구석기인들의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을 매우 정밀하게 묘사하였다. 역동적인 힘이 그대로 느껴지는 들소, 무거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는 들소의 생생한 모습, 힘차게 걷고 있는 말, 금방이라도 그림에서 튀어 나올듯한 커다란 수사슴 등 힘과 역동성을 생생하게 묘사한 구석기 최고의 작품이다.

 

석기시대의 화가는 소와 동물들의 모습을 예리하게 관찰하여 소의 형태와 윤곽을 분명하게 그렸다. 동시에 이 시기에 벌서 어둡고 밝음을 잘 드러낸 대비, 거리감이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원근감, 작은 털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한 기법이 자연의 섬세한 재현으로 걸작에 속한다. 지금의 잣대로 보지 말고 아득한 원시 상태의 인류 입장에서 본다면 가히 놀랄만한 그림이다.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

 

그 후 회화는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 자연주의적 양식이 성립했다. 그리스의 화가들은 자연을 그리는 것보다 신의 모습이라 여겨지는 인체를 더 많이 그렸다. 고대 그리스 미술에서 이상적인 인체의 비례를 뜻하는 카논(canon)이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중세시대는 왕이나 성직자, 또는 귀족을 위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 당시 일반 사람은 먹고살기 바빠서 그림을 부탁할 엄두도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중세의 화가들은 성당의 벽화나 왕이나 귀족의 초상화를 주로 그렸다. 르네상스 시대는 고대 그리스의 자연주의적인 양식의 부활하였고 중세의 신의 주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예술관이 돌아갔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자연주의적 양식은 원근법과 해부학이라는 과학적 방법을 통해 그림을 그렸다.

중세 말기의 상업혁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신흥 부자를 중심으로 예술품 구매 열기가 고조되면서 예술가들의 경제 사정이 나아지기 시작하였다. 18세기의 산업혁명은 유럽 사회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신흥 부자계급들은 그림에 주목하였다. 상업을 통해 큰돈을 번 부자들은 자신들의 큰 저택을 채울 그림과 예술품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에 화가와 예술가가자신의 순수한 창작활동만으로도 생계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전업 화가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천재적인 화가들이 나타나고 뛰어난 작품을 남김으로써 회화는 예술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했다. 회화는 고대 동굴벽화에서 시작된 원시미술에서 고대 그리스로만 미술 그리고 교회를 중심으로 한 중세 미술을 거쳐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 미술로 발전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과 같은 불세출의 작품들이 이 시기에 쏟아졌다. 17세기 절대왕군을 배경으로 동적이며 남성적 경향의 다소 과장된 바로크미술(Baroque art)18세기의 화려하면서 여성적 경향의 로코코미술(Rococo art)로 발전했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가 되자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을 반대하며 자연과 사물의 정확한 묘사, 이성적이며 균형 잡힌 형식을 중시하는 화풍이 등장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화풍으로 돌아가자는 신고전주의가 그것이다. 19세 초중반에는 형식이나 형태보다 색채를 중요시하며 현실을 초월한 인간의 자유로운 감정을 표현하는 낭만주의가 미술의 사조를 이루었다. 19세기도 중반에 접어들자 사물과 자연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사실주의와 자연주의가 미술의 흐름이 새롭게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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