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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미학43

색이 바래듯 생각도 변색한다. 가끔 시외버스를 타고 강원도 양양으로 여행을 간다. 양양 버스터미널은 수십 년이 동안 한 자리에 있었다. 켜켜이 쌓인 흔적만큼이나 시간의 때가 덕지덕지 붙었다. 간간이 덧대기 공사를 해도 건물은 해졌고, 대합실 벽은 누렇게 변했다. 처음 칠할 때 눈부시게 하얀 벽의 색이 변했다. 벽지도 창문도 낡고 원래의 맑고 깨끗함을 잊어버렸다. 그간 몇 번이나 덧칠한 탓에 벽은 낡고 어두운색으로 변했다. 양양은 아름다운 해변으로 옛날부터 명성이 자자했다. 해마다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넘쳐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곳 정류장을 이용했는지 셀 수 없다. 한때 수학여행으로 붐비던 시절에는 전국에서 이곳을 한 번쯤 스쳐 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윈드 서핑의 명소로 알려지는 바람에 사람들로 넘쳐난다. 처음 이.. 2023. 2. 5.
빛의 화가 4, 생레미와 아를의 별빛을 사랑한 고흐 별빛이 빛나는 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윤동주 시인과 고흐, 그리고 생택쥐페리를 떠올린다. 나이도, 국적도, 직업도 달라도 이들은 별과 바람과 구름을 좋아했다. 44살의 어느 날 밤 홀연히 의 별로 떠난 생 택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 1900~1944), 37살의 나이로 고통으로 얼룩진 삶을 스스로 마감한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28살의 젊은 나이에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외롭게 죽어간 윤동주(1917~1945). 이들은 우리에게 별이 빛나는 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말해 주었다. 이들은 별빛이 유난히 아름다운 날 홀연히 별들의 고향으로 떠났다. 이번 글에서는 빛의 화가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고흐를 소개한다. 고흐는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에 따.. 2023. 1. 9.
빛의 화가 3, 살아 있는 빛을 화폭에 담은 모네 르아브르항의 해돋이 르아브르(프랑스어: Le Havre)는 파리에서 약 2시간 떨어진 프랑스 서북부, 대서양에 면한 항구 도시이다. 센 강 하구의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다. 르아브르는 ‘인상파’라는 화풍을 탄생시킨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작품 속에 그려진 항구다. 르아브르 항구는 바람이 많이 불어 구름의 모양이 시시때때로 바뀐다. 르아브르 항구의 멋진 풍경과 찰나의 풍경을 화폭에 담고자 한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실험 정신이 만났다. 그 결과 ‘인상주의(印象主義, impressionism)’라는 새로운 화풍을 개척한 걸작이 탄생했다. 처음 이 말은 모네의 그림을 냉소하고 비꼬기 위해 붙인 말이지만, 오히려 모네의 새로운 화풍을 기가 막.. 2023. 1. 9.
빛의 화가 2, <야경>의 렘브란트 빛의 화가, 렘브란트 빛과 어둠의 세계를 화폭에 담은 또 다른 화가로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1669)를 들 수 있다. 그는 빈센트 반 고흐와 더불어 네덜란드가 배출한 위대한 화가이다. 이 두 사람은 네덜란드 미술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고 칭송받고 있다. 렘브란트는 빛과 어둠을 캔버스에 옮긴 카라바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렘브란트도 밝은 빛과 짙은 어둠을 대비시키는 작품을 많이 남겼다. 빛과 그림자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신비감 넘치는 화면을 구사했다. 빛과 어둠의 미묘한 명암과 색채 차이를 이용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려 했다. 렘브란트는 인물의 얼굴에 빛을 집중함으로써 인물의 내면 세계와 감정을 도드라지게 내보이게 만들었다. 렘브란트는.. 2023.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