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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미학43

시간의 점묘법과 삶의 에이밍(aiming) 붓질하지 않고 점을 찍는 화가 “이보게 친구, 그림은 안 그리고 웬 점을 그리 찍고 있나?” “두고 보게, 새로운 멋진 그림을 보여 줄 테니” 프랑스 파리의 한 작업실에 화가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 1859~1891)를 찾아온 친구와 나눈 대화의 내용이다. 화가들이 쓱쓱 붓질해 멋진 풍경을 그리는 모습에 익숙한 친구는 당황했다. 아니 그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도대체 몇 개의 짐을 찍을 생각인가 하고 조르주 쇠라를 타박한다. 친구는 모르긴 몰라도 최소 수백만 아니면 수천만 개의 점을 찍을 거라면서 걱정스레 쉬라를 쳐다본다. 고집스럽게 화폭에 색채의 점을 찍은 그는 2년여 걸친 작업 끝에 필생의 역작인 을 완성했다. 무려 308x207cm의 큰 그림을 오직 점을 찍어 그려냈다. 조르주 쇠.. 2022. 12. 24.
말과 그림의 덧칠 2022년 8월 13일(토) ​ ​ 수채화는 수성 물감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초보자에서 숙련자까지 널리 애용하는 그림의 종류이다. 물감 사용이 비교적 쉽고 섞는 물의 양에 따라 다양한 색감을 낼 수 있다. 또 여러 종류의 물감을 섞어 다채로운 색깔을 낼 수 있다. 물감 번지기 기법 등 물을 적절히 사용하면 의외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 수채화는 맑음이 생명이다. 색칠이 간결하고 물을 많이 사용할수록 맑고 깨끗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물감을 자주 덧칠하면 그림이 탁해진다. 빛은 혼합할수록 흰색에 다가가지만, 물감은 덧칠할수록 색이 어두워지기 마련이다. 물에 흠뻑 젖은 물감이 수채화 종이에 잘 스며들게 칠해야 한다. 너무 자주 가벼운 붓질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도 덧칠이 많아지면 본질이 흐려지고.. 2022. 8. 13.
비가 오면 도시는 꽃단장한다. 2022년 8월 1일(월) ​ 우기가 시작된 걸까. 8월의 시작과 함께 이번 주 내내 비 예보가 있다. 근래 보기 드문 긴 우기가 시작됐다. 요 몇 년 사이 여름 장마는 짧아지고 마른 날씨가 여름 한 철을 달궜다. 하긴 기상청 예보가 번번이 엇나가니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모처럼 비 오는 날의 풍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 오는 날은 햇빛 밝은 날과 다른 풍경을 본다. 도시는 온통 눈물에 젖고 차들이 지나는 자리엔 물방울이 튄다. 까만 우산들 사이로 드문드문 노랑과 빨강 우산이 춤추듯 걸어간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빗방울이 흩날린다. 행여 옷이 젖을 새라 우산 든 손에 힘이 들어간다. 빗방울이 화단에 부딪혀 흩어진다. 꽃잎들은 제 세상 만난 양 빗물로 단장한다. 나뭇잎은 내리는 비로 얼굴을 씻.. 2022. 8. 1.
보라, 황제에서 동성애까지 나는 황제다(Born in the purple)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보라색을 하늘의 색이라 생각하며 귀하게 여겼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와 플라톤(Plato) 등 고대의 철학자들은 보라색을 가장 아름다운 색이라 좋아했다. 그리스의 신을 모시는 제사장은 보라색을 옷을 입었다는 사실에서 얼마나 존경을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신을 모시는 일은 가장 신성한 일이기 때문에 가장 깨끗하고 숭고한 색의 옷을 입었을 것이다. 로마 시대에는 보라색이 황제의 색으로 추앙받았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시절에는 원로원조차 보라색 옷을 입을 수 없었다. 오직 절대 권력자의 한 사람을 위한 색이었다. 네로 황제는 보라색 옷을 입는 사람은 황제의 자리를 탐낸다고 생각하여 반.. 2022. 6. 20.